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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이야기
훈련소 케노피 반지
이**
|Views 859
|2012.09.25
박박기고 악으로산다며 고된 훈련도 이겨냈던것은 짬밥힘도 있었겠지만 뭐니뭐니혀도 그져 바깥 세상소식이고 그중에도 제일 그리워 했고 좋아헀던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편지인듯 싶다 훈련받을때 고된훈련을 마치고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나면 내무반에서 개인신변정리와 수양록 쓰는 시간이 있었다 수양록 쓰셨던 군번들은 새록 새록 생각 날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나도모르게 숙연해지고 들뜬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더 감동깊게 보여주려고 있는말 없는말 좋은말 아름다운글귀 다떠올리며 그럴듯하게 그리기도 하고 적기도 하면서 깊은감정으로 폼나는 시인도 되었던 생각이 난다 한참 지난후 그수양록을 자대배치 받아서 뒤적여 보니 많이 쑥스럽기도 했던 시절이 주마등 처럼 스쳐간다 또한가지 훈련소에서 조금 고참이 되니까 외출이나 특박을 나갈때쯤 뭔가 준비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쫄병일때는 그런눈치를 차릴 시간도 엄두도 못 내었지만 나도 입대해서 짬밥수가 어느정도 되니까 선배들이 하는 중요한 소일을 발견하게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비행기 유리로 만드는 케노피 반지였다
어디서 구해오는지 그 케노피조각 나도 한조각 어더서 손톱깍기 칼로 구멍을 내고 시간만 있으면 내무반장이나 훈육관의 눈을 피하여 깍아내고 갈아내고 마치 생쥐가 문틈을 갈아 구멍을 내고 들어가듯 수없이 정성을 들여 반복되는 작업을 하게된다 자칫 내무반장이나 훈육관에 눈에띠었다간 그동안 애쓴것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쉬는날도 그것에 온갓 신경을 다 쏫는다 왜그럴까 외출때 만나면 감동을 줄수있는 값있는 선물이 되기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어떠한 위험도 힘든것도 마다하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 어느덧 애인의 손가락 싸이즈에 근접하면 고운샌드 빼바로 곱게갈고 반지중앙에는 예쁜칼라의 아크릴을 잘라 가운데 넣고 상부에는 케노피를 씨비라는 시약을 사용하여 기포가 들어 가지않도록 정성을 다시한번 쏟아 잘 붙인다 그런다음 다시 잘 다듬고 손질하여 수건에 치약을 짜서 케노피 반지를 수없이 광을 내게되면 세상에 어느 다이야 반지보다도 더 아름다운 멋진 반지가 탄생하게 된다 이것이 세상 값어치로 따지면 얼마나 되겠는가 만은 그당시 그상황에서는 어느것보다 값지고 귀한것에는 틀림없었다
지금30년이 지난 이쯤에 나는 집사람에게 물어봤다 지금까지 살면서 당신이 가장 감동 먹었던 일을 세가지만 대 보시요 하니까 가장 첫번째로 결혼전 오랜시절 내가 훈련소에서 만들어 끼워 주었던 그 케노피 반지라고 말하며 그것을 손가락에 끼웠던 그감정을 상기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을 감동 시키는것은 값에있지않고 마음이고 정성이고 사랑으로 다듬어진 결정체 이구나 하는것을 깨닫게되었다 그것을 만들던 그시절은 많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러한 훈련소 시절이 오늘 회갑을 바라보는 나의 인생에 값진 추억으로 간직하며 살고 있다 선 후배님들 생각 나지요 좋운 추억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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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천 2017.01.23 14:10:00 삭제^^마니도 만들어 줬습니다. 미대 다니다왔다는 이유로 쫄따구때 엄청나게 깍고 사포질하고 치약으로 광내서 고참들에게 상납했었습니다. 제가 고참되고는 쳐다도 안봤습니다. 그냥 플라스틱 반지 뭐 하러 그걸 가지겠다고 그걸 또 깎을 만큼 심심하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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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덕 2015.08.27 16:56:23 삭제저도 자대에서 여러개 만든 기억이 납니다.
그때 사귀던 아가씨에게 선물했었는데 헤어지고 말았다는...
그래서인가 지금도 종로에서 반지장사하고 있습니다 ㅎㅎ -
전용배 2013.12.16 07:51:48 삭제선배님! 저도 몇개 만들어 봤습니다.
지금 안사람에게 선물해 줬는데 잃어버렸다네요..ㅠㅠ -
김현경 2013.07.05 14:24:46 삭제추억많이남겠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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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후 2013.05.15 02:02:13 삭제저도 만들었던 기억이..ㅎㅎ
지금은 헤어진 옛 애인에게 선물했었죠.. -
강신정 2012.11.07 21:36:22 삭제지금도 가지고있냐??
함 보여다오. -
이희복 2012.10.06 09:04:56 삭제그래서 그당시 케노피반지가 귀금속 반지보다 값지게 생각되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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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룡 2012.10.05 05:56:29 삭제교육사에서는 반지를 만들시간이 없어 자대에 가서 많이 만들었지요.
졸병때는 반지 고참때는 전투기를 많이 깍았습니다. -
손우석 2012.09.27 10:43:18 삭제군생활 하면서 캐노피 반지를 많이들 만들었지요!
그야말로 세상 어느것보다 정성스러운 선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