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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총장, 전투기 `민가 오폭` 대국민 사과…"국민 안전에 위해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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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0

"머리 숙여 사과…부족한 부분 통렬히 반성

뼈를 깎는 각오로 잘못된 관행 바로잡겠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공군 KF-16 전투기 오폭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입장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공군 KF-16 전투기 오폭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입장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유의 민가 오폭 사고를 낸 공군이 전투기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해 민가를 폭격했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조사 결과 중간발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대국민 사과 발표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공군이 국민의 안전에 위해를 가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초유의 오폭 사고로 국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다치게 하고, 재산피해를 입힌 점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불의의 부상을 당한 노곡리 주민들과 장병들에게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아직 병상에 계신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은 참모총장인 내게 있다"며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뼈를 깎는 각오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 여러분들이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실 수 있도록 신속한 피해복구와 의료, 심리지원 및 배상 등 모든 방면
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이번 오폭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
였다.

앞서 이 총장은 오폭 사고 당일인 지난 6일 언론에 공지한 메시지를 통해 "공군 전투기의 실사격 간 비정상투하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공군참모총장으로서 큰 책임을 느낀다"며 사과한 바 있다.

이영수 공군 참모총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공군 KF-16 전투기 오폭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수 공군 참모총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공군 KF-16 전투기 오폭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KF-16 조종사 “표적 확인” 거짓 보고, 오폭 뒤에야 지상과 ‘좌표 확인’


전대장·대대장 ‘표적 좌표’ 등 관리감독 안해

공군이 10일 발표한 ‘경기 포천 민가 오폭 중간조사’에 따르면 지난 6일 경기도 포천 지역에서 민가 오폭 사고를 일으킨
KF-16 전투기 조종사는 최초 폭격 좌표를 잘못 입력한 뒤 3차례 표적을 확인하는 절차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
됐다.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apos2025년 전반기 한미연합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apos에서 KF-16이 공대지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뉴시스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5년 전반기 한미연합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KF-16이 공대지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조종사는 지상에서 비행 준비를 하면서 노트북격인 ‘비행임무계획장비(JMPS)’에 좌표 등 비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입력한
후 이를 USB격인 ‘비행자료전송장치(DTC)’라는 저장장치에 담아 전투기 조종석 내 슬롯에 꽂으면 이 데이터들이 전투기
임무컴퓨터에 입력된다.

중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폭 사고를 일으킨 KF-16 조종사 2명은 지난 5일 비행 준비를 하며 다음날 실무장 사격을 위한
표적 좌표를 입력했다. 1번기 조종사가 표적을 포함한 경로 좌표를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JMPS에 입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표적 좌표가 오입력됐다. 위도 좌표 ‘XX 05.XXX’을 ‘XX 00.XXX’로 잘못 입력한 것이다. 1번기 조종사가 좌표
를 잘못 불러줬는지, 2번기 조종사가 잘못 입력했는지는 진술이 엇갈려 조사 중이다. 이날 승진훈련장 폭격지점까지
15자리 숫자 좌표 14개를 키보드를 통해 입력했는데, 14번째였던 폭격지점 좌표만 잘못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간조사 결과 발표…상황파악·상황보고·언론공지 모두 지연

軍 "미흡한 부분 다수 식별…과실 식별된 관련자들은 문책 예정"

&apos전투기 오폭&apos 대국민 사과하는 공군총장
'전투기 오폭' 대국민 사과하는 공군총장
 

공군이 지난 6일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단계부터 지휘체계 내 상황 보고, 대국민 공지까지
전 과정이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군 전투기가 민가에 폭탄을 투하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공군은 자신들의 폭탄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폭탄 파편을 찾느라 언론 발표를 약 100분간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10일 전투기 오폭 사고 조사결과 중간발표에서 당시 군의 상황파악·상황보고 지연 등 다수의 미흡한 상황이 확인
됐다고 밝혔다.

 

우선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는 사고 당일 오전 10시 7분께 조종사들로부터 좌표 오입력을 확인해 '전투기 오폭' 상황
임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폭 사고가 난지 3분만이다.

하지만 공작사는 민간 피해를 일으킨 탄이 우리 공군 전투기에서 투하된 폭탄이 확실한지 검증하는 데만 집중해 전반적
인 상황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공군은 밝혔다.

오입력된 좌표가 사격장 남쪽 민가 지역이니 해당 지역 부대와 경찰, 소방과 긴밀히 협조해야 했지만, 공군은 아무런 조치
도 하지 않았다.

군 보고체계 내에서 전투기 오폭에 대한 보고 지연과 누락도 발생했다.

이영수 공군 참모총장, 오폭사건 사과 기자회견
이영수 공군 참모총장, 오폭사건 사과 기자회견
 

공작사 상황실은 오전 10시 7분 전투기 오폭 관련 비정상 상황을 인지했지만, 공작사령관 상황보고는 이로부터 14분
더 걸린 오전 10시 21분께 이뤄졌다.

이후 공작사는 상급부대에 대한 유선보고도 늦게 하고, 서면보고는 아예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군 지휘체계 보고도 줄줄이 늦어졌다.

소방 당국은 사고 1분 만인 10시 5분께 이를 파악하고 구조 활동에 착수한 반면, 군 작전을 관할하는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첫 보고는 오전 10시 24분 이뤄졌다.

합참의장 보고 시간은 10시 40분,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 대한 보고 시간은 이보다 더 늦은 10시 43분이었다.

 

한편, 공군은 사고 발생 후 약 100분이 지난 오전 11시 41분에서야 우리 전투기의 비정상투하를 언론을 통해 공식 확인
했다.

군은 사고 직후부터 오폭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현장 폭발물처리반(EOD)팀이 피해 현장에 출동해 우리 공군 KF-16
전투기가 사용한 MK-82 폭탄의 파편을 최종 확인한 이후 언론에 공지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고 공군은 밝혔다.

당시 공군은 육군, 미군 등과 함께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MK-82 폭탄 파편으로 오폭 주체가
공군이라는 점이 최종 확인될 때까지 사고 공지를 최대한 미룬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에 공군은 "국민에게 1보를 알리기 전 정확한 팩트 확인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면서도 "그러나 상황의 중대함을 고려
하였을 때 비정상투하 상황이 발생한 즉시 이를 먼저 알리는 것이 더 적절한 조치였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CCTV에 담긴 공군의 포천 민가 오폭 순간
CCTV에 담긴 공군의 포천 민가 오폭 순간
 

공군은 "상황판단 및 보고와 관련해 과실이 식별된 관련자들은 법과 규정에 따라 문책당할 예정"이라며 "실시간 보고체계
를 강화하는 등의 후속 조치도 함께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