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무더위도 이긴 연습열정 ‘리허설은 없다, 실전이다’
미리 보는 기념행사 주역 (上) 도보부대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사관생도·장병 5000여 명 서울공항 활주로 총출동
강렬한 눈빛·절도 있는 자세 한 몸인 듯 완벽한 팀워크
자발적 연습으로 단결력 높여
연습 취소 때도 별도 연습 ‘여유로운 분위기’
“부모님·가족 앞에서 일치단결 드러낼 것”
군(軍)은 언제나 국민 곁에 있다. 오는 10월 1일 열릴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국민의 군대’를 현시하는 자리다.
국군의 위용을 대내외에 선보이는 동시에 군이 국민에게 다가가는 소통의 시간이다.
그래서 이번 행사 슬로건도 ‘강한 국군, 국민과 함께!’로 정했다. 행사에 직접 참가하는 장병들은 국민에게 신뢰감을,
동료에게 자부심을 안겨 주고자 종합예행연습으로 단결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군의 날을 일주일여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행사 주역’들을 3편으로 나눠 소개한다.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 참가하는 각 군 사관학교 생도들과 장병들이 지난 13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종합예행연습에서 대열을 맞춰 입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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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로봐! 충성!” 가을 폭염이 전국을 달군 지난 13일 서울공항 활주로에서 수천 명의 국군 장병·생도가 발맞춰 입장했다.
국군의 날 행사 도보부대 전력들의 종합예행연습이 이뤄진 것. 강렬한 눈빛과 절도 있는 자세. 무더위 탓에 입은 편안한
복장이 아니었으면 본행사라고 해도 손색없을 듯한 단결력이었다. 종합예행연습은 말 그대로 실제 모든 행사 프로그램을
순서대로 진행해 보는 일종의 ‘리허설’이다.
도보부대는 육군보병부대와 특수전부대, 해군혼성부대, 공군혼성부대, 해병부대 등 현역 장병을 비롯해
육·해·공군사관학교 생도, 육군3사관학교 생도, 국군간호사관학교(국간사) 생도로 구성돼 있다.
도보부대 인원만 약 3000명. 구체적으로 사관생도 1100여 명, 육군 440명, 해·공군 440명, 해병대 220명 등이다.
‘검은베레’를 쓴 특전요원부터 육군이 자랑하는 최첨단 워리어플랫폼을 장착한 보병, 해군 함정·항공 및 특수전 요원,
공군 조종사 등 한자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병들이 총출동한다.
제병지휘부를 포함해 장비 기동, 시연 등을 하는 인원까지 더하면 모두 5000명이 넘는다.
이들은 이달 둘째 주부터 서울공항에 모여 하루 최소 1회씩 종합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예도제식 연습 중인 국군간호사관학교 제대지휘부 생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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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연습 중인 육군2신속대응사단 (가운데) 장병과 국간사(위)·3사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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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이들이 호흡을 맞출 시간은 2주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벌써 완벽한 단결력을 보이는 비결은 비대면(?) 연습 덕이다. 서울공항에 모이기 전 각 주둔지에서 미리 연습한
게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은 각 부대에 입장·분열 표준을 정해 전파했다.
부대들은 연습 영상을 찍어 기획단에 전송했다. 기획단은 영상을 보고 보완점을 요구했다.
비대면 연습은 성공적이었다. 첫날부터 완벽한 팀워크를 이루진 못했으나 연습 세 번 만에 3000명이 한 부대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실제 도보부대는 최고기온 30도의 무더위에도 한 치 흐트러짐 없이 다양한 움직임을 집중력 있게 선보였다.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연습 현장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도 단결력 향상에 도움을 줬다. 악기상으로 종합예행연습이
취소됐을 때도 부대마다 별도 연습을 하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가을 폭우가 땅을 적신 전날 오후에도 이 같은 모습을
확인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쏟아지는 비를 피하지 않고 입장 연습에 한창이었다. 국간사 제대지휘부 생도들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도제식 연습을 했다.
행사 연습 중인 육군2신속대응사단 (가운데) 장병과 국간사(위)·3사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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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연습 중인 육군2신속대응사단 (가운데) 장병과 국간사(위)·3사관학교 생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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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비를 맞으며 입장 연습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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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열정’은 식사와 휴식을 위해 마련된 텐트 안에서도 이어졌다. 텐트 곳곳에선 발맞추는 장병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육군3사관학교 강민(중령) 생도대대장은 “두 달 전 공수교육을 마치고 6개월 뒤면 임관할 4학년들이 국군의 날 행사에서
활약하게 됐다”며 “생도들이 완벽한 단결력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에 자진해 연습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사들도 연습에 매진하긴 마찬가지. 육군2신속대응사단 203신속대응여단 박건우 병장은 “부모님 등 가족과
친지들도 보는 공개적 행사인 만큼 더 멋진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처럼 올해는 ‘여유로운 도보부대’의 모습을 눈여겨볼 만하다. 입장 혹은 분열 시 군기가 바짝 들어 얼핏 무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아닌, 자신감 가득하고 친근한 장병을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강현(육군대령) 행사기획단 훈련과장은 “팔을 하늘 높이 올리는 과거식 분열의 모습은 없다”며 “장병들은
위풍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뽐내면서도 일치단결함을 드러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