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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주택 vs 가짜 무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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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4

위클리 경제이슈 - 소중한 청약통장, ‘꿈의 만점’ 팁은…

집 없이 쭉~ 살아왔는데 ‘빵점’…만 30세 이상·15년 살아야 ‘진짜 만점’ 왜 몰랐지

무주택 15년 지나야 최고 32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35점
청약통장 기간 15년 넘어야 17점
모두 합해야 84점 만점

가입자 수 감소에 제도 개편
납입 한도 올리고 배우자 간 가입 기간 합산도

 

연합뉴스
연합뉴스


# 얼마 전 서울 강남권 아파트 청약을 신청하려던 30대 A씨는 청약홈에서 무주택기간을 처음 계산해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30년 넘게 쭉 집 없이 살아왔는데 자신의 무주택 기간이 ‘1년 이상~2년 미만’으로 나와서다.
어리둥절해진 A씨는 급히 온라인 검색을 해본 뒤에야 청약홈에서 제시하는 무주택 기준이 자신의
‘진짜’ 무주택 기간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주택 청약 가점을 따질 때 계산해 볼 조건으로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무주택기간은 태어난 이후부터 무주택이었던 기간을 모두 인정받는 게 아닙니다.
무주택기간을 산정하는 기준은 만 30세와 혼인신고일입니다. 위 사연에서 A씨가 착각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인데요.
만 30세 이전에 결혼하지 않았다면 만 30세 기준으로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일까지가 무주택 기간이 됩니다.
만 30세 이전에 결혼했다면 혼인신고일부터 공고일까지로 무주택 기간을 산정합니다.
그러니 만 30세인 지난해 혼인신고를 했고 현재 만 31세인 A씨의 무주택 기간은 ‘1년 이상~2년 미만’이 맞는 것이죠.
만약 만 30세 미만 미혼인 무주택자라면 가점은 0점이 됩니다.

기혼자라면 본인과 배우자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있는지도 따져야 합니다.
본인과 배우자가 주택을 소유했던 경우엔 본인과 배우자가 주택을 처분해 무주택자가 된 날, 혼인신고일,
만 30세가 되는 날 중 가장 늦은 날부터 공고일까지로 무주택 기간을 계산합니다.

청약홈에서 무주택기간을 계산할 때 △입주자모집 공고일 △생년월일 △만 30세 기준일 △혼인 여부 △혼인신고일
△주택소유 여부(무주택자 : 현재까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경우, 과거주택소유 : 현재 무주택자) △무주택자가 된 날
등을 모두 기입해 따지는 이유입니다.
무주택 기간으로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가점은 32점입니다.
만 30세 미만 미혼인 무주택자는 0점, 1년 미만은 2점, 1년 이상~2년 미만은 4점 등으로 무주택 기간이 길수록 가점이
올라가게 되는데요. 무주택 기간이 15년 이상일 경우 최고점인 32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 외에 부양가족 수와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 따라 산정합니다. 부양가족 수의 경우 본인을 제외하고
6명 이상일 때 35점 만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두 명 모두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15년이 넘었다면 17점으로 만점을 받습니다.
청약통장은 일찍부터 가입해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있는 것이 좋겠죠.
이렇게 32점(무주택 기간)+35점(부양가족 수)+17점(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합해 84점 만점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처럼 만점의 조건은 꽤 까다로운 편입니다. 본인을 포함해 7명의 대가족이 15년간 무주택 상태일 때 가능해집니다.
그렇다 보니 아파트 청약을 할 때 한 단지에서 청약 만점자가 여럿 나오면 집중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결과 만점 청약통장을 보유한 당첨자가 3명이나 나왔는데요.
최저 당첨 가점도 1개 주택형을 제외하고는 모두 70점 이상이었습니다.
이에 위장전입 등 의혹이 제기되자 결국 정부가 당첨자 전수조사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죠.

그렇다면 이 같은 가점제는 언제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을까요?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가점제는 2008년부터 시행됐습니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을 보면 당시에도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저축 가입기간 등으로 가점을 산정했습니다.
지금과 다른 점으로는 ‘감점 항목’이 있는데요. 소유 주택 수에 따라 감점을 적용했습니다.
항목별 점수 배점은 2008년 이후 변하지 않았습니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통장 가입기간 등을
기준으로 84점 만점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총 2548만986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6월(2550만6389명)보다 1만6526명 줄어든 규모입니다. 1년 전에 비해선
34만7430명 감소한 수치입니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2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19개월 연속 줄었다가
올 들어 3월까지 증가했습니다. 이후 3월 2556만8620명에서 4월 2556만3570명, 5월 2554만3804명 등 감소세입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줄어들자 정부는 6월 청약통장 납입 인정 한도를 10만 원에서 25만 원까지 올리기로 하는 등
청약통장 가입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기존에는 50만 원을 넣어도 청약 때 1회 납입에 인정되는 한도가 10만 원이
었는데 이를 월 25만 원까지 늘린다는 뜻입니다. 공공주택은 통장 가입자가 매달 얼마나 많은 금액을 저축했는지 총액을 기준
으로 당첨자를 선발합니다. 납입 인정액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납입 기한이 길지 않은 청년들의 당첨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
다. 그중에서도 월 소득이 높아 청약을 더 많이 부을 수 있는 무주택 청년층이 청약시장에서 좀 더 유리해지겠죠. 반대로 말하
면 소득이 낮아 25만 원을 채워 넣기 힘든 사람은 상대적으로 청약시장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연 2.8%에 불과했던 금리도 연 3.1%까지 높이기로 했습니다. 이로 인해 약 2500만 명이 금리 인상 혜택
을 볼 것으로 추산됩니다. 2022년 11월 0.3%포인트, 2023년 8월 0.7%포인트에 이어 이번에 0.3%포인트 인상되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청약저축 금리는 총 1.3%포인트 올랐습니다.

배우자 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 합산도 가능해졌습니다. 민영주택 가점제 청약을 신청했다면 세대주 본인의 통장 가입 기간 외
에 배우자 통장 기간의 절반, 최대 3점까지 합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5년, 배우자가 5년씩 각각 청약통장을 보유
했을 경우 지금까지는 청약자 본인의 가점 7점이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배우자 보유 기간의 절반이 더해져 모두 10점을 인정
받게 됩니다. 다만 합산 점수는 17점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미성년자 시절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도 기존 2년에서 5년까지 늘
어납니다. 자녀의 만 14세 생일에 청약통장을 선물해 준다면 만 29세에 이르면 청약통장 가입점수의 상한인 17점을 확보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