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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이야기
교육사령부의 산파역 [손중사]
김**
|Views 8265
|2016.08.17
훈련병 동기들이 먼저 자대 배치된 후 통신병은 3개월간의 후방교육을 다시 받아야 했다.
교육사에서의 후방교육은 한 병동에 기수를 선.후배로 분리 격리해 놓고 내무생활을 같이 하는 환경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서로를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좋은 분위기가 아닌 정반대의 불안한 분위기 였다.
어느날, 우리 기수는 내무반에서 교육장으로 행군지어 이동을 하는데 마주오던 선배기수 행군열에서 갑자기 한놈이 튀어나오더니 “이 새끼~!”하면서 느닷없이 내 오른쪽 다리를 워커발로 가격하는게 아닌가? 순간 “악~!”하고 소리 질렀지만 그 녀석은 잽싸게 행렬속으로 들어가버렸고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발을 잡고 뒹굴었다. 저녁에 입초를 서는데 다리가 퉁퉁부어 올라 약 처방도 못하고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또 어느날은, 당직실에서 보초 설 준비를 하고 있는 동기생과 나를 선배기수가 야외 화장실로 불러내더니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두명과 함께 군기를 잡는다며 다짜고짜로 걷어차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황당해서 동기는 훌쩍이고 나는 “깜깜한데 한번 내지를까?”하면서 참고 있을 한계점에 이르러서야 폭력이 멈췄다 - 당직사관에게 라면을 끊여주는 독한 선배 기수 한 녀석이 있었다. 생김새도 거무스레 한게 산적 같이 생긴 놈이다 - 매사에 이런 식 이였다.
그런데 연세대를 다니다 입대한 "수영"이라는 땅땅한 동기 하나가 있었는데 선배 기수들이 이런 행위에 대하여 정면으로 맞서며 선배기수 내부반으로 쳐들어가 싸움판이 벌어지는 사건이 터졌다. 이런 분란을 감지한 “손중사”는 선배기수 교관과 숙의를 하였고 이후에 이러한 행동들은 사그라 졌다. 자대 배치 전날 “수영”이는 지목해 두었던 선배기수를 찾아서 족칠려고 했으나 도망가고 없어서 끝내 찾지를 못했다.
"손중사"는 아담한 체구에 잘생긴 외모를 갖고 있었지만 눈을 한번 부라리면 분위기가 살벌해서 "칼중사"로 불렀다. 한번은 일석 점호중에 관물함 검열이 있었는데 칫솔이 제 위치에 있지않아 지적되어 나를 뒤돌아 시키더니 허리를 굽히게 한후 그 칫솔로 내 항문을 긁는 시늉을 해서 내부반에 웃음보를 터트렸다.
교육과정이 끝나갈 무렵 "손중사"는 C.W 헤드셋으로 나를 호출 하더니 “보안대로 차출한다”는 전문을 송신했다. 아마도 나를 미워하지는 않았나 보다. 이후 나는 본부 보안대 통신병으로 근무하면서 교육사에서 취득한 기술과는 전혀 다른 감청업무를 맡았고 전역을 한 후에야 통신과 관련된 해안국 통신사로 근무할 수가 있었다.
본부생활이 1년여가 지난 어느날,
생각지도 않았던 “손중사”가 감청실을 찾아왔다.
나는 너무나도 반갑고 놀란 나머지 “손중사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하고 물었는데
“응~ 진찰 좀 받을 일이 있어서 통합병원에 가는 도중에 잠시 들렸어”하고 대답했다.
외출을 할 수 없는 내 사정을 아는지라 “나오지 말고 근무나 잘해~”하고는 이내 훌쩍 가버렸다. 짧은 재회였다. 이후 들리는 소문으로는 명을 달리했다는 얘길 들었는데 지금까지 사실 확인을 하지 못했다.
수많은 통신사들을 훈련하고 교육시켰던 “손중사”는 교육사의 산파 역할을 해냈다.
당시에는 무섭고 미웠을지는 몰라도 지금의 “관심병사”라는 군용어가 자리하지 못하게 강인함으로 우리의 젊은 초상을 곧추세웠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 할 수는 없다.
통신병 전우 여러분!
“손중사”의 소식을 아시는 분께서는 연락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락처 : 010-3694-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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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호 2019.03.22 10:18:09 삭제79년12월까지 통신학교에근무한 병278기입니다 당시 중사였다면은 아마 기간사병 내무반에서 같은시기에 복무했을것을 추정합니다 병내무반은 2층이고 하사관내무반은 1층이였습니다 너무오래되어서인지기억이 아물거립니다 하사관이지만 입대후배인것같습니다만 로카피스에 당시같이근무했던 하사관이 있습니다 같이 알아볼수있는 방법이 있을지도모르겠습니다 연락주세요 kim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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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2016.08.22 09:24:02 삭제안타깝게도 이름이 기억나질 않습니다. 79년12월에서 80년대 초봄까지 통신교육대 출신이라면 마마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80년도에 "손중사"가 본부통신대를 찾아왔다가 보안대 감청실도 들렸는데 당시 서울 등촌동에 있는"통합병원"에 치료차 간다고 했습니다. 후에 들은 소문은 병치료가 잘 안되었는지 명을 달리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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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2016.08.19 08:51:20 삭제허선배님 안녕하세요?
그 시절은 더 빡쎄고 험한(?)시절 아니었나요?
아마도 선배님만 열외가 되셨을듯 생각됩니다.
저희때도 많이 당했는데요.ㅎㅎ -
허규철 2016.08.18 22:21:43 삭제잘읽고갑니다 나도 30330 특기받고 통신하교에서 교육받던게 엇그제같은데 벌써 45년 그런데 우리때는 기합은있어도 폭력은없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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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2016.08.18 14:05:20 삭제손중사로는 조회가 힘들고요.
온전한 성함을 아신다면??
함 알아볼수 있습니다만...??? -
사무국 2016.08.18 10:33:45 삭제김진형선배님
추억속의 그시절 얘기 잘 들었습니다.
그리운 손중사님 소식을 꼭 들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