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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이야기

해병 설하사 이야기 2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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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7

 오늘같이 비가 오는날이면 지금은 고인이 된 해병 설하사가 생각이 난다. 고속버스 TMO 시절 해병 설하사와 나는 정말 죽마고우같이 1년 반을 서로 허물없이 지냈다.고속버스 터미널 TMO를 방문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들어오면서 왼쪽에 해군,해병 중앙에 육군 오른쪽에 공군이 앉아있다.위는 뚫려있고 가운데에 칸막이가 있어 옛날 매표구처럼 생각하면 맞을것이다. 해병이나 해군은 주로 포항,진해,대구로 가는사람이 많고 육군은 골고루 가고 공군은 원주,강릉,진주가 주로 많다. 이상한 일은 해병 말년 병장이라도 해병하사에게 경례를 칼같이하고 그만큼 대우를 해주는게 내가 보기엔 이상 할 정도였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각 군 헌병들이 순찰을 나와 TMO에 대기하고 있는 관계로 여행장병들에겐 TMO가 기피대상이 되어 항상 우린 딴데 가 있으라고 (영업방해) 핀잔을 주곤했다. TMO는 여행장병들을 위해 나와있는데도 전방에서 나온 육군 사병들은 들어와서 무서워하고 경계를 하며 경례를 칼같이 붙이며 충성하고 있을땐 우리를 웃게 만들곤 했다. 

 

 경부선,호남선까지 관리하다보니 전방에서 나온 육군 사병들은 친구들과 술을 너무 많이 마셔 터미널에서 쓰러져 심지어는 바지에 오줌까지 지리며 자는경우가 있어 종종 우리들의 방위병들이 끌고 오느라 애를 먹었다.물론 휴가증을 보고 그 사병부대에 전화를 해주고 자고 난 뒤에 귀대조치를 취했지만 젊은 혈기에 솔직히 때리거나 기합도 주기도 했었다.겨울에 폭설이 내려 원주나 강릉으로 귀대하는 공군 장병들을 위해 휴가증을 연장해주는 일 등등 이 모두가 TMO  요원이 할 일이다. 고속터미널에는 토요일,일요일에는 쓰리꾼이 너무 많아 파출소에서 경찰들이 잡아보면 퇴근한 방위병들이 그 짓을하다 걸려 파출소에서 TMO에 연락을하고 우리는 다시 인수받아 약간의 교육(구타 및기합)시키고 해당 헌병대에 연락을 취해 인계해주고 이 모두 TMO요원들이 하는 업무다. 특히 휴가철에 공군은 강릉으로 여행(공군 강릉 휴양지)을 많이 가는데 사전에 전화 예매를 한 영관급 내지는 장군 가족들은 꼭 냉면값정도를 심부름값으로 주기도 했었다.  특히 영화배우 신 성일氏 친형 강 장군님께서는 꼭 TMO에 들러 적지않은 용돈을 내게 주시곤 하셨다. 그러니 TMO요원은 용돈 생기는 일이 구정,추석때  이 외에도 조금씩 조금씩 있었던걸로 기억된다.

 

  언제인가 공사를 졸업한 신입 소위들이 TMO에 때로 몰려오는 날에는 정말 피곤할 정도로 바쁘고 잠시 앉아 있을 시간조차 없을때였다. 어느정도 바쁜일이 끝나고 나는 TMO 내무반에서 조금 쉬고 있었고 내 자리에는 공군 방위가 근무를 서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TMO가 소란스러워 달려가 보니 공군 신입 소위(빨간 마후라)와 해병 설하사가 치고 받고 싸우고 있는게 아닌가 심지어는 한 몸으로 엉켜 바닥으로 구르고 욕을 해가면서 나는 재빨리 싸움을 말리면서 일부러 해병 설하사 따귀를 큰 소리가 날 정도로 때리고 아구창을 보란듯이 주먹으로 힘껏 날렸다. 그리고나니 설하사 曰 " 너 왜 그래 자식아" "너 이거 몬 놔" 본인 曰 "너가 감히 공군 소위를 때려" "너 정말 영창을 가고 싶어" " 설하사 빨리 사과해 자식아!!" "너 죽고싶어" 이때 연락을 받고 달려온 TMO장(육군대위)이 " 무슨일이야"라며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공군소위가 광주가는 표가없어 TMO에 오니 공군 방위병이 앉아있어서 현역을 찾으니 없다고 하길래 해병 하사더러 " 어이~~!! 해병하사 공군 병장 좀 찾아와라" 했더니 해병하사 曰 " 뭐라고~~~!! 해병하사 " " 너 군대생활 몇 개월했냐"라며 하길래 서로 욕이 오고가며 이렇게 된거였고 TMO장 중재로 서로 악수하고 없던걸로 하면서 공군소위 曰 " 내가 해병하사만 아니었음 용서치 않았다" "네가 해병하사였고 공군병장이 심하게 널 때렸고 했으니 이걸로 됐다" "나도 너 못지않게 훈련받은 공군 파이롯트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 없길 바란다"하며 광주가는 표를 구해줘서 소위는 떠났고 그 뒤에 나는 해병 설하사한테 " 내가 너를 안 때렸으면 넌 오늘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영창 갔을거다"라고 말하니 설하사 曰 " 야~~!! 자식아 그래도 어째 심하게 때린거 같다" " 귀가 안 들린다 " 하며 "내 생각이 짧았다" "순간적으로 저지른 일이지만 어째든 고맙다"하며 일이 잘 마무리 되었고 지금도 고인이 된 설하사를 생각하면 가끔 그 옛날 TMO 군대 생활이 그리워지곤 한다. 그 후 설하사는 소방대원이 되어 가끔 만나면서 옛날 추억을 생각하며 소주잔을 기울였는데 지금은 고인이 되었으니 더욱 더 비 오는날에는 설하사가 보고싶다. 

 

             설하사 하늘 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지~~!! 젊은시절 네가 있어 참으로 즐거웠고 행복했다.

 

                                                                   그리고

 

                                                                고마워~~~!!!

 

                                                                   그리고

 

                                                                  보고싶다.

 

                                                              

  • 박만석 2014.12.15 15:51:36 삭제
    신임소위와 트라블 정말 많았지요 ... 지금 생각해 보면 다 같은 젊은 혈기에 지기 싫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 선배님 글 감동입니다 ^^
  • 권창겸 2011.08.19 18:55:00 삭제
    보고있는제가..더 눈물이납니다....!!
  • 문경언 2011.07.21 14:26:15 삭제
    이길성 후배님!
    해병 설하사 이야기 제2탄 잘읽구 갑니다...
    공군과 해병의 진한 전우애를 새롭게 느켜보네여...^ㅎ^
  • 지영철 2011.07.08 12:30:29 삭제
    해병과공군에 우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