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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 목표 찾는 순간 마음은 평화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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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s 271
|2024.11.11
군 생활에서 목표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게 체중 감량이건, 자격증 취득이건, 이외 무엇이건
상관없다. 타인 시선에서는 ‘이런 걸 목표라고 할 수 있냐’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허무맹랑한
목표일지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갖는다는 사실 그 자체다.
병사의 경우 호봉이 오르면 오를수록 업무가 많아지고, 후임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스트레스도
많아진다. 으뜸병사나 생활관장과 같은 직책을 맡는다면 스트레스가 더 증가한다. 누군가를
관리하면서 본인 업무를 병행한다는 것은 갈등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기에 정신적 피로도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럴 때 목표를 갖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그런 상황을 굳건하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정신을 안정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생각하며 한 단계 한 단계 밟아나가는 발걸음 속에서 사소한 변화와 잡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대범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지고 마음의 기틀이 잡히기 때문
이다. 물론 성공한다면 큰 성취감과 자신감, 추진력을 얻어 군 복무 이후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
하는 시발점이 되겠지만, 실패하더라도 그 이전 과정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자대 배치를 받고 3개월을 목표 없이 흘러가는 대로 보냈다. 기본군사훈련단과 특기학교에
서 교육받은 기간의 두 배가 넘는 기간이 지났음에도 내 정신은 이병에서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
음을 일병 4호봉이 넘어갈 때쯤에야 깨달았다. 자각한 후에는 행동하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평소의 일과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일과 후에는 비교적 생산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로스쿨 진학이라는 목표를 잡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을 준비했다. 정량적 평가요소에 해당
하는 LEET 시험과 학점의 경우 당장 준비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정성적 평가요소에 먼저
대비하기로 했다. 내가 정성적 평가요소로 선택한 것은 공인노무사 자격시험이었다.
전문자격시험 중에서는 적당한 수준의 난이도, 과목 대부분을 차지하는 법 등 로스쿨을
대비해 군 복무 때 세울 만한 최고의 목표라고 생각했다. 시험 정보를 수집한 뒤 교재와
강의를 구매해 사이버지식정보방이 열리는 시간마다 강의를 듣고 그다음 날에는 들은 강의
내용을 복습했다. 시험공부가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했기 때문일까, 그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니 어느새 부정적인 생각이나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얼마 전 공인노무사 1차 시험을 치른
나는 가채점 결과 합격과는 상당히 먼 성적을 받았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말했다시피
중요한 건 불합격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시험을 준비하면서 얻은 마음의 평화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