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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해병대) 잠수함의 모든 것 알아야 ‘돌고래 휘장’ 영광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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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최고의 잠수함 승조원 어떻게 만들어지나
꿈
SQS 평가 거쳐야 정식 승조원으로 4단계 통과까지 약 1년 시간 필요
도전
올해 완성된 도산안창호급훈련장 긴급 잠항 등 고난도 훈련 반복
창조
여군 첫 승조원 유효진 대위·김채린 중사 선배 승조원들 밀착 교육
“휘장의 무게감 매순간 느껴”
‘꿈을 지닌 용사들아, 신비의 세계에 도전하여, 해군의 새 역사를 창조하라.’
해군잠수함사령부의 정신은 ‘꿈, 도전, 창조’로 요약된다. 깊은 바닷속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잠수함 승조원에겐
꿈과 도전 정신이 필요하고, 그들의 행보가 곧 해군의 새로운 역사라는 의미다.
은밀성을 자랑하는 잠수함은 대표 전략자산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우수한 잠수함 승조원을 양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선발부터 진정한 잠수함 승조원으로 거듭나기까지는 무려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꿈, 도전, 창조 정신을 갖춘
잠수함 부대 일원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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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과 땀의 결실
잠수함 승조원 교육은 크게 ‘잠수함 기본과정’과 ‘잠수함 승조자격 부여(SQS·Submarine Qualification System) 평가’로 나뉜다.기본과정이 잠수함 승조원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이라면, SQS 평가는 예비 승조원이 정식 승조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다.
잠수함 기본과정에서는 수중음향학, 해양학, 잠수함 발전사 등 일반 분야와 잠수함의 각종 장비 및 계통에 대해
숙달해야 한다. 비상탈출훈련, 소화방수훈련 등 잠수함 비상상황 발생에 대비한 훈련과 실습도 병행한다.
장교는 6개월, 부사관은 직별에 따라 3~5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데, 특히 장교는 전술 분야 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장교는 잠수함 내에서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전술적 운용을 지휘·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다.
부사관은 직별에 따른 장비에 대한 이해와 운용법을 숙달한다. 장비를 직접 운용하는 조작사로서 자신이 맡은 장비를
완벽히 숙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과정을 수료하면 ‘예비 승조원’으로서 잠수함 부대에 배치된다. 하지만 끝이 아닌
시작이다. 진정한 잠수함 승조원으로 거듭나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예비 승조원은 잠수함 부대에 배치된 뒤 신분 및 직별에 따라 총 4단계로 구성된 SQS 평가에 응시해야 한다.
SQS 평가는 쉽게 표현하면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맡은 임무와 직책을 완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승조원은 자신이 승조한 잠수함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기본과정이 ‘순한 맛’이라면 SQS 평가는 ‘매운맛’이다.
잠수함 부대원으로서 새로운 직무에 적응해야 하는 동시에 틈틈이 평가 준비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SQS 평가는 정식 잠수함 승조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꼭 필요한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SQS 평가 1단계는 공통 분야로 구성된다. 잠수함 일반, 조난 및 구조, 비상 사고 대응 및 안전 일반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잠수함 승조원이 갖춰야 할 기본소양이라 할 수 있다. 2단계는 장비를 작동할 수 있는 능력과 각 계통에 대한 완벽한
이해도를 갖췄는지 평가한다. 3단계 평가에선 앞선 단계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비상 상황 대처 능력, 각종 제한 사항에
따른 유의사항을 숙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평가가 진행된다. 마지막 4단계는 지휘관인 함장이 주관한 가운데 잠수함의
모든 것에 대해 평가를 받는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하면 두 마리의 돌고래가 잠수함 양쪽에 자리 잡은 형상의 ‘잠수함 휘장’을 받는다.
장교는 금색, 부사관은 은색 휘장을 패용한다. 이 돌고래 휘장을 왼쪽 가슴에 달기까지 약 1년이 필요하다.
잠수함 승조원의 상징 돌고래 휘장.
360도 원형 스크린을 갖춘 조함훈련장.
최초 여군 잠수함 승조원 탄생
3000톤급 잠수함(SS-Ⅲ) 도산안창호함 유효진 대위·김채린 중사는 SQS 평가를 무사히 통과하고
지난 2일 다른 승조원과 함께 돌고래 휘장을 달았다. 두 사람은 최근 화제가 됐던 ‘최초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기도 하다.
도산안창호함 전투정보관인 유 대위는 올해 1월 부대에 배치된 후 처음 임무에 나섰을 때, 그리고 첫 임무를 마치고
무사 귀환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임무에, SQS 평가 준비에, 돌고래 휘장을 받기까지 지난 7개월은
유 대위에게 힘든 순간의 반복이었다. 그래도 그는 “함장님을 비롯한 부대원 모두가 도와주고 지원해주신 덕분에
평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탐부사관인 김 중사는 SQS 평가를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표현을 들어 설명했다.
선배 승조원들이 밀착 교육을 해주기에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잠수함은 생명과 직결되는
장비가 많기 때문에 매 순간 압박을 느꼈다”며 “덕분에 첫 임무를 나갔을 때 비교적 빨리 승조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유 대위와 김 중사는 잠수함 승조원이 되기 전부터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바로 유 대위가 해군사관학교 생도였던 시절, 고등학생이던 김 중사를 만나 진로상담을 해준 것. 해군사관학교 진학을
꿈꾸던 김 중사에게 유 대위는 ‘꼭 선배, 후배로 만나자’고 말해줬다고 한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 두 사람은 잠수함
기본과정 38기, 도산안창호함 전우로 다시 만났다.
유 대위는 “예비 승조원으로 지낸 지난 시간보다 앞으로 돌고래 휘장을 달고 있을 시간이 더 긴 만큼,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며 “더 열심히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 중사도 “돌고래 휘장이 지닌 무게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잠수함사령부 주임원사를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QS 평가를 마치고 승조자격을 취득한 도산안창호함 유효진 대위.
SQS 평가를 마치고 승조자격을 취득한 도산안창호함 김채린 중사.
정예화·전문화 교육훈련으로 ‘최고 양성’
SQS 평가를 마치더라도 최고의 잠수함 승조원이 되기 위해선 반복된 훈련을 해야 한다.
잠수함사는 1200톤급·1800톤급·3000톤급 등 함형별로 실제 잠수함과 유사한 환경이 구현된 육상훈련장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전투에서 살아남는다.’ 잠수함사의 교육훈련 신조다.
올해 완성된 도산안창호급종합훈련장은 작전 및 교전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전술훈련장’, 수상항해 숙달을 위한
‘조함훈련장’, 수중항해 숙달을 위한 ‘조종훈련장’ 등으로 구성됐다.
잠수함 전투지휘실(CCC)을 모사한 전술훈련장에선 3000톤급 잠수함이 실제 운용하고 있는 어뢰·유도탄·기뢰·소노부이 등
무장을 모사한다. 수상함·잠수함·항공기 등 가상 표적을 생성하면 승조원은 각종 음향·비음향 탐지장비를 활용해
이를 분석·추적·공격하는 훈련을 반복한다. 조함훈련장은 세일(Sail)로 불리는 함교탑을 중심으로 원형 스크린을 통해
주요 항구와 협수로가 정교한 그래픽으로 묘사된다. 훈련실에는 항해에 필요한 장비들이 설치돼 있어 지시에 따라
실제로 조함할 수 있다. 조종훈련장은 잠수함의 수중 3차원 운동을 모사한다. 이곳 시설에서는 조종술 숙달 훈련, 잠항 및
심도 유지 훈련, 비상 사고 처치훈련 등을 한다. 내부에 있으면 실제 잠수함과 유사한 움직임을 체감할 수 있다.
잠수함 승조원에게 육상훈련이 중요한 이유는 수상함과 달리 잠수함은 실제 훈련에 많은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종합훈련장에선 긴급잠항 같은 고난도 훈련을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음탐·무장·전탐·전자교관 등 베테랑 관찰관은
이곳에서 3000톤급 승조원에게 항해 숙달, 어뢰 발사, 공격, 대잠전 같은 실전적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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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해군잠수함사령관 강정호 소장
휘장 유무는 하늘·땅 차이
‘불치하문’ 자세로 노력해야
“서브마리너(Submariner·잠수함 승조원)에게 돌고래 휘장이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SQS 평가는 전문가가 되는 과정입니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불치하문’의 자세로 전문적 지식을
습득해 나가야 합니다. 운용하는 장비와 전술에 대한 모든 것을 익혀야 비로소 휘장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강정호(소장) 해군잠수함사령관은 돌고래 모양 ‘잠수함 휘장’이 가진 의미를 힘주어 강조했다. 강 사령관 역시
잠수함 장교로서 왼쪽 가슴에 자랑스러운 돌고래 휘장을 달고 있었다. 1997년 SQS를 취득한 강 사령관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재 교육훈련이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부대가 창설된 지 34년이 지나며 완성된 팀워크를 갖춘 부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초창기에는 숙련도 차원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34년 전 잠수함의 처음을 함께한 베테랑이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승조원을 이끕니다.
또 그 새내기 승조원의 경험이 축적되면 새롭게 들어온 후배를 교육할 것입니다.”
잠수함 교육훈련의 목표는 ‘가장 우수한 승조원’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대는 다양한 훈련시설을 통해
승조원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상현실(VR)·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한 훈련장도 구축하고 있다.
강 사령관은 안전·장비관리 등 측면에서 제한 사항이 많은 해상과 달리, 육상 훈련장에선 극한의 상황까지 부여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머리가 복잡할 만큼의 소음, 급격한 경사 조성 등 다양한 환경을 안전하게 제공해 승조원에게 실전적 훈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함형별로 전술·조함·조종훈련장이 완벽히 갖춰져 있어 훈련에 매진할 수 있죠.”
강 사령관은 돌고래 휘장을 달고 새 출발을 앞둔 잠수함 승조원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탄생한 여군 승조원이 부대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여성 인력의 확대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에 맞게 긍정적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사명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다른 부대원에게 긍정적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꿈·도전·창조’ 정신으로 무장한 이들이 든든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