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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이야기

기교단 시절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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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2

 

기교단 시절

70년 2월에 입대하여 8주 교육 중 3월 쯤 으로 기역된다

한참 단잠을 자는데 비상이 걸린다 캄캄한 밤  우리는 내무반장 인솔 하에 처음으로 울타리 밖으로 나간다 시간도 모르고 어디가 어딘지 동서남북도 구분 할수도 없다 

옆의 동기생(박래경?)과 어떤 산소의 두 봉분사이에 엎드려 있으란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엎드려 있다 ,언제끝날지도 모르고 시간도 알수없는 암흑천지에서 한참을 있으니 어둠이 눈에 익어 주위를 살피니 그리 멀지 않은곳에 집이 하나있는것이 어렵풋이 보였다 옆의 동기생과 함께 속삭였다 “우리 저집에가서 밥을 좀 얻어 먹자” “내가 여기 있을테니 너는가서 밥을 먹지는말고 얻어와라” “ 철수를할것같으면 내가 너 화장실 갔다고 찾으려 가겠다”

굳게 약속을 하고 동기생을 보내놓고 조바심을 하고 기다리는데 동기생이 철모에 고구마를 가득 담아가지고 왔는데 이친구의  말에 의하면 집은 캄캄 한데 대문은 없고 마당에 들어서서 문밖에서 주인을 찾으니 할아버지가 나오셔서  “누구냐?” 하기에 “여기 기교단에 훈련 받는 훈련병인데 배가 고파 밥좀 얻으려고 왔다” 고 하니 할아버지 말씀 “내가 여기 몇? 년을 살았지만 이밤중에 밥얻으려 온 군인은 처음이다 ”하시면서 “지금 밥은없고 저기 가마니에 씨할 고구마가 있으니 좀 갔다 먹으라” 고 하니  어느틈엔가 그집 며느리? 가 나와서 철모에 고구마를 가득 담아 주었다고 하면서 들고왔는데

처음엔 목장갑을 낀손으로 고구마를 잡고 쓱쓱 돌리며 문질러 흙만 털어 내고먹는데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허겁지겁 먹으니 이고구마 씹는소리가 뽀드득 뽀드득 좀 떨어진곳에서 엎드려 잇던 같은 내무반 동기생 옆에서 들으니 두런 두런 이야기 소리와 뭔지  뽀드득 거리는소리 살금 살금 자리를 이탈하여 왔으니 조금 나누어 주고 처음에는 허겁 지겁 먹었지만 차츰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고구마 껍질을 이로 갉아서 깍아 버리고 알맹이만 먹었다  아침에 날이 훤히 밝아 오는데   우리 주변에 고구마껍질이 허연게 깔려 잇는것을 보고 놀라서 “야 이거 누가보면 큰일 난다” 둘이서 모두 주워 버릴려니 버릴곳이 없다 “야 그냥 주머니에 넣고 가다가 버리자” 주변을 깨끗이 청소 하니 벌써 날은 완전히 밝았고  주위를 둘러보니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초가지붕인데 마당은 꽤 넓고 대청마루도 있는것 으로 보아 생활이 넉넉 한것 같아 보이는데 초가 지붕 뒤의 굴뚝에 아침 연기가 모락 모락 피어오르고 머리에 흰수건을 뒤집어 쓰고 앞치마를 두른 여인이 분주히 왔다갔다하는 것으로 보아 아침 식사 준비를 하는 그집 며느리 인것같고 대청 마루안쪽 방문을 열고 바지 적고리 차림의 할아버지가 나오시고 방문은  훤히 열려 있고 하는것이 청소를 하는것 같더니  잠시후 밥상을 들고 들어 가는것을 엎드려서 보면서  이시간 우리집도 저러고 있겠구나 한동안 향수에젖어 있는데 상황 종료 라고 철수 하랜다

밤새 고구마로 군것질을 했지만 그래도 밥상을 들고 들어 가는 아낙이 머릿속에 계속 매돌고 있엇다  그때 둘이서 하는말 “야 우리 훈련끝나면  고구마 얻어 먹은집에 찾아가 꼭 인사를드리자 ” 군대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지금쯤 고구마 주시던 노인분은 고인이 되셨을 테고 철모에 고구마를 가뜩 주신 며느리는

우리연배 일테니 할머니가 되어 자식들 앞에 옛 이야기를 하시며 손자의 재롱을 보고 있겠지 고마우신 사림들 ....

그날 우리는 훈련인줄 알았는데 실지로 비상이 걸렸다는것을 한참 후에야 알았답니다

그동네는 연병장에서 보면 멀리 왼쪽 45도 방향에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고 그오른 쪽에는 논인지?  밭인지? 넓은 평지가 있었고 연병장 바로 앞쪽에 위치한 마을 인것 같습니다

  • 김이주 2011.11.07 16:37:35 삭제
    정월대보름날 경계 근무중에 훈련소 울타리 옆 민가에 들어가서 찰밥을 얼마나 얻어 먹었는지 동료 끼리 서로 군화끈을 매어준 기억도 나고, 급식대대 주변에서 근무중일때는 식당에 밥 얻어 먹으로 갔다가 삽자루로 몣대 얻어맞고는 배가 터저라 먹던 기억이 나는군~~요즘 짠밥 맛은 어떨까?
  • 조형연 2011.11.07 12:08:40 삭제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시절 추억은
    언제 들어도 재미있습니다.
  • 서만관 2011.11.06 16:34:33 삭제
    군시절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군요~~선배님 잼 나게 읽었습니다~~필~~씅~~~
  • 박재희 2011.11.06 00:39:00 삭제
    선배님
    추억의 병영 시절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짠 합니다
    오늘 고구마 쪄서 먹고나서 읽어보니
    더더욱 그때 그마음 추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문경언 2011.11.05 04:18:02 삭제
    선배님! 추억어린글 잘보구 갑니다...
    항상 즐겁구 행복한 시간만 되세여...^♥^
2011.10.28
2011.11.10